빛
밝은 빛과 더 밝은 빛이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약한 빛도 세상에 존재하는 칠흙같은
어둠보다는 밝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리적인
상식인 것 같습니다.
흐린 빛은 더 밝은 빛에서 잘 보이지 않는 법이죠.
그러나 그렇게 잘 보이지 않던 흐린 빛도 주변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욱 잘보인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1970년대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의 경우에는 살아오면서
정전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전이 되면 평상시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작은 촛불이
그토록 정겹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 촛불이 다 꺼지지
전에 정전이라는 어둠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도 체험했을 것이다.
녹아내린 촛농으로 철없이 장난을 치다가 어른들로부터 꾸중을
들었던 기억, 때론 정전의 밤이 지속되길 바라던 마음 등등
우리는 어둠과 빛이 공존하고 있기에 그 공존을 통해서 적지않은
행복의 추억을 선물받고 살아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토록 어둠을 밝게 지켜주었던 촛불이 한 여름의 태양이 찬란한
낮에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그런 촛불에 대한 느낌을 동일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리고 살아오면서 우리의 삶에 정전이 되었던
시절에 우리에게 어둠이라는 공포에서 작은 빛으로 우리를 지켜주었던
그런 촛불과 같은 인연과 촛불과 같은 느낌의 추억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는지, 그리고 왜 그런 소중한 인연을 지금은 잃어버리고
세상의 건조함을 원망하면서 살아가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도
가치있는 삶의 하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은 빈부를 떠나서 어렵고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가 체험했던 무수한 전쟁과 식민생활보다 더 힘들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때를 체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이 삶이 너무나도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빛이지 아주 큰 밝기의 빛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정전시대를 살아왔던 이들은 지난날의 체험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분열의 어둠, 성장통의 어둠, 빈부격차의 어둠, 차별의 어둠이라는
스스로 만들어낸 정전의 어둠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우주의 큰 태양빛이 아니라
서로가 인정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아주 상투적인 이론이지만 큰 실천이라는
촛불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큰 태양이 아닌 작은 빛을 내는 촛불같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고요.
찰리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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